치매와 섬망의 구별
동국대학교경주병원 정신과 곽경필
75세 할아버지께서 이틀 전부터 말수와 활동이 줄어들고 식사량도 줄기 시작했고 내원 당
일 가족분들이 묻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거나 엉뚱한 답변을 하시고 양치질이나
세수 등과 같은 간단한 일상생활도 못하시게 되어 가족분들이 혹시 치매가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 치매검사를 받으러 방문했다는 일은 치매클리닉에서 흔히 접하는 경우입니다.
65세 할머니께서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다리 골절이 생겼는데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성공
적으로 잘 받으시고는 수술 받은 날부터 병실에 가만히 누워계시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시
고 밤과 낮이 바뀌어서 밤에는 잠을 주무시지 못하고 낮에는 기력이 없이 계속 주무시기만
하고 당신이 계시는 곳이 병원이 아니라 집에 있다고 주장을 하시기도 하고 간병하시는 가
족 간호사도 못 알아 보신다고 해서 가족분들이 치매가 생긴 것 아니며 정신과로 자문의뢰
를 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 치매환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억력이 떨어지고 엉뚱한 대답을 하고 이상한
행동과 말을 하는 경우가 비슷해서 치매가 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의 공
통점은 급작스럽게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점이고 의식혼란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섬망은 노
인 환자에서 넓은 범위의 인지기능 정서 지각 및 행동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노인에서 종종 치매와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섬망과 치매는 현 상태에서는
문제 행동과 임상적 증상이 유사하지만 원인 치료 경과 및 예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
두 질환의 감별은 대단히 중요하며 섬망의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평가를 통하여 원인을 해
결하면 그 회복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의 섬망은 비가역적인 치매
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섬망의 주요 임상양상 □
의식 혼탁 즉 각성상태와 혼수상태의 중간 상태로 섬망의 핵심 증상입니다 이런 의식
장애의 상태는 하루 중에도 각성과 혼수의 상태가 번갈아 오고 갑니다 의식장애와 아울러
주의력 저하를 보입니다 각성상태에서도 주의력 저하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
섬망 환자는 최근 기억에 대한 장애가 분명히 나타나고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지남력
장애가 나타납니다 착각이나 환각 등의 지각장애도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시각적인 착각
이나 환각이 많습니다.
초조 과민성 산만함 등이 특징인 과활동형의 정신운동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정 반대되는 양상으로 과도한 졸리움 각성저하 혼동 등의 저활동형의 정신운동장애
를 보입니다 과활동형의 섬망상태가 저활동형 섬망에 비해 쉽게 치료되고 사망률도 낮습니
다.
수면 각성 주기가 바뀌어 주간에는 과도하게 졸거나 잠을 자지만 야간에는 안절부절 못 ○
하고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또 우울감 공포 분노 등의 다양한 감정을 보일 수 있습니다 .
때로는 외부의 자극과 상관없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섬망의 평가 □
섬망은 전적으로 임상적 진단을 합니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면밀한 신체검사를 포함하
여 완벽하게 의학적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환자분께서 적절한 정보를 제공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가족과의 면담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가능성 있는 섬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반 혈액검사 요검사 흉부방사선검사 뇌 전산
화 단층촬영 또는 핵자기 공명영상 심전도 뇌파검사 등의 실험실 검사도 시행합니다.
섬망과 치매와의 감별 □

섬망은 발병이 급격하게 나타나며 증상이 발현 시점이 명확합니다 알쯔하이머병의 경우
서서히 시작되는 경과를 밟으며 정확한 시점을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흔합니다 간혹 혈관
성 치매와 같이 증상이 급격하게 나타는 치매도 있습니다.
섬망은 의식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알쯔하이머병 등의 치매초기에는 의식이 명
료하고 또렷하면서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루이소체 치매의 경우
섬망과 유사한 의식장애의 증상이 기복을 보이며 나타는 경우가 있습니다.
섬망의 경우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의학적 상태가 교정되면 대부분 가역적으로 회복됩니
다 치매는 치매 말기에 주로 섬망 상태가 많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섬망이
치매의 첫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섬망도 그 원인에 따라 영구적인 인지기능 손상을 초
해하여 치매와의 감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섬망의 치료 □
섬망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질환이나 의학적 상태를 먼저 교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섬망이 흔히 나타나는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하며 아래와 같은 원인을 교정될 때까지는
일정하게 간호하면서 지속적으로 관찰을 해야 합니다 생리적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해 적절
한 영양과 수액공급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섬망 환자는 약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섬망
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약물은 중단하고 유효한 소량의 약물을 사용합니다.
감염 열병 저산소증 저혈당증 약물 중독 및 금단 간성 뇌증 등과 같은 대사장애
뇌종양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간질 발작 후 등과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
섬망의 약물치료는 섬망으로 인해 초조 불안 등이 심하거나 혼란된 행동이 심하게 파괴
적인 경우 소량의 항정신병약물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환자의 문제행동으로 발생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성을 줄여줍니다 때로는 수면 주기의 변동으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
나 알코올 금단으로 인해 발생된 섬망의 경우 작용시간이 짧은 벤조디아제핀제를 사용하기
도 합니다.
섬망을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 요소를 줄여주는 것도 약물치료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밤낮의 단서가 될 수 있는 규칙적인 조명 변경 시력이나 청력 보조 친숙한 물건이나 가족
이 병실에서 간호하며 조용한 환경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간혹 치매와 섬망이 같이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
치매 자체가 섬망의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치매의 경과 중에 섬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오랜 경과에 중첩되어 최근의 급격한 인지기능의 감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 분이 주의력 결핍이 뚜렷하고 말의 두서가 없고 사고가 느리고 의식상
태가 하루 중 변동이 있을 경우 치매상태에 섬망이 중복해서 나타난 경우입니다 어떤 경우
치매환자분이 환각과 망상이 최근 새롭게 발생된 경우 치매의 일부 증상으로 판단하기 전에
의식장애 등을 면멸히 평가한 후 섬망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 우선 중요합니다.